"이 정도면 잘 했는데" 테슬라 모델 Y '원-페달' 때문에 운전면허 불합격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자신이 운전하게 될 자동차로 운전면허 시험을 치르는 미국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테슬라 모델 Y로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한 한 여성이 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면허 발급이 취소된 것.
미국 애니조나 교통부(ADOT)는 최근 모델 Y로 운전면허 시험을 치른 한 여성이 도로 시험 중 "브레이크 페달을 충분히 밟지 않았고 차량의 자율주행시스템(FSD) 모드로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면허 발급을 거부했다.
감독관은 제동이 필요한 순간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것을 보고 감점을 했고 그런데도 감속과 정지가 되는 것을 보고 FSD를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자신이 운전한 모델 Y는 FSD를 구매하지 않았으며 일반적인 오토파일럿만 활성화해 운전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시험 감독관들이 도로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감속과 제동이 가능한 '원-페달'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이 여성은 ADOT 측에 모델 Y의 원-페달 시스템과 전기차의 회생제동시스템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지만 현장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모의 항의가 계속되자 ADOT는 다시 논의를 했고 그제서야 전기차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녀의 운전면허를 발급했다. 그리고 면허시험에 사용되는 전기차와 원-페달 기능과 안전운전보조시스템 적용 여부에 따른 새로운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테슬라의 독특한 시스템이 운전면허 시험에 혼란을 준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노르웨이에서는 요크 스티어링휠과 버튼으로 작동하는 방향 지시등이 현지 도로에 많은 회전 교차로에서 집중력과 방향 감각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운전 학원은 테슬라 차량을 시험에서 제외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운전면허를 취득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전기차로 도로 주행 시험을 치르고 기능 시험 항목에도 관련 문항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